나도 참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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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민영
헵타포드
110*180mm, 184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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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너도 너지만 나도 참 나다” 가끔은 내가 거추장스럽고 내가 생각해도 나 자신이 어이없지만, 결국 나는 나일 수밖에, 너는 너일 수밖에. 초라한 마음이 들 때마다, 이불을 백 번 차고 싶을 때마다 쓴 나와 타인과 우리의 세계에 관한 이야기. 내가 생각해도 내가 참 어이없을 때, 하지만 이런 나를 부정할 수도 없을 때 우리는 “나도 참 나다”라고 말하곤 합니다. 이렇게 대책 없고 찌질하고 골 때리는 나. 하지만 결국엔 그런 나도 나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지요. 어쩌겠어요, 이렇게 생겨먹은 걸. 이 책은 저의 스물넷부터 서른셋까지의 기록입니다. 작년 가을, 몸과 마음이 아파서 회사를 쉬게 되었습니다. 무던한 성격이 아니란 것쯤은 스스로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될 일인가 싶어 심란했습니다. 쉬면서 과거를 곰곰이 곱씹었고, 그 과정에서 이 책을 있게 한 글들을 꺼내봤습니다. 오랜 시간에 걸쳐 혼자 써온 나의 이야기였습니다. 이 정도면 제법 잘 살아왔다 싶었습니다. 그걸 잊지 않으려고 이 책을 만들게 됐습니다. 나름의 깨달음을 그때마다 잘 정리해두었던데, 저는 그걸 번번이 잊었더군요. 3년 전에 “아하!”하고 깨달아놓곤 지금도 비슷한 문제로 고민하고 의심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고무적인 건, 어떤 고민들은 이미 분기점을 넘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지금의 저에게는 남 얘기처럼 느껴지는 글에서 묘하게 위안을 얻기도 했습니다. 더디지만 어떤 지점을 지나왔다는 사실에 안도했습니다. 저는 러닝머신 위에서 걷고 있는 게 아니었습니다. 우리 모두는 어떤 지점을 넘어왔습니다. 문턱에서 허덕이고 있는 당신에게도, 혹은 이미 강을 건너 물살에 휩쓸리지 않는 당신에게도, 저의 ‘웃픈’ 이야기가 전해졌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결국에는, 우리 모두 싱긋 웃으며, (어휴) ”나도 참 나다”라고 오늘의 나를 토닥여 주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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