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아가씨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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킷키, 노니
日日킷키노니
128*182mm
8月7日2020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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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상주로 내려간 서울아가씨들의 삶팡질팡 <서울아가씨 화이팅>

      서울 사람 킷키와 노니, 서울을 떠나 상주에 살게 되었습니다. 유명한 관광지 하나 없는, 조용하고 소박한 도시 상주에서 우리는 처음 만났습니다. 떠난 이유는 다르지만 더 잘 살아보고 싶어 고민하던 마음은 같았습니다. 누군가는 물어봅니다. 취업이 안됐어? 너네 사업 망했어? 좀 살아보시라 말하고 싶습니다. 도피하기에, 시골이 그리 만만한 곳이 아니라고요.

      서울서 고민하던 것이 사는 곳을 바꿨다고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고민은 계속되었습니다. 나, 어떻게 살아야 할까? 서울이 정답이 아닌 건 알겠는데, 막상 살아보니 상주도 정답은 아니라서 당황스럽고 울컥거리는 시간을 한참 보내야 했습니다. '사는데 정답은 없구나' 구태의연한 깨달음을 몸소 깨닫기 위해 계속 살아보고 있습니다. 상주는 너무 좁고, 때때로 낯설어서 못 견디게 답답하다가도 계절마다 바뀌는 논밭의 풍경, 시야를 가리지 않는 낮고 낡은 건물들, 골목에서 나는 쿰쿰한 시골 냄새, 텅 비어 있는 시골 버스 같은 것들을 생각하면 다시 또 잘 살아보고 싶어집니다.

      지역에 내려가 시골집을 뚝딱뚝딱 고쳐가며 살고, 작게 농사지으며, 땅에서 깨닫고 배우며, 서울의 삶과 180도 다른 모습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들을 읽었습니다. 읽을 때는 흐뭇했지만, 다 읽고 나니 나와는 너무도 먼 이야기처럼 느껴졌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지역에 내려와 힙한 가게를 창업하고, 새로운 청년 문화를 주도하고, 그래서 지역을 바꾸어 나가는 반짝거리고 에너지 넘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읽었습니다. 읽을 때는 가슴이 두근거리고, 어디에 있었는지도 모를 도전 의식이 불타오르지만 책을 덮고 나니 남의 옷을 입은 것처럼 느껴졌습니다.

      '지역에 내려가서 뭐 먹고 살아요?' 묻는 사람들에게 얘기해주고 싶습니다. "서울에서 뭐 하셨어요, 여기서도 그거 하시면 돼요." 지금까지와는 좀 다르게 살 수 있으려나 기대했지만 역시, 살던 대로 삽니다. 킷키는 여전히 배달 음식을 먹고 스타벅스 신메뉴가 궁금합니다. 노니는 여전히 원룸에 살고 매일 택배가 도착합니다. 어쩐지 다른 사람이 되어야 할 것 같은 유혹(!)을 버리고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해왔던 일을 하려고 합니다. 너무 큰 힘을 들이지 않아도 되는 일들과, 너무 큰 용기를 필요로 하지 않는 작은 시도들, 그 소소한 일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소소한 것을 소중히 여기고 싶어 이곳에 왔는지도 모릅니다. 상주에서 만난 장면, 이웃, 생각, 말을 기록하고 그립니다. 참견 당하지 않고, 의지하지 않고, 흔들리지 않고 상주에서 잘 살아남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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