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라지는 살아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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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리타
홀로씨의테이블
112*175mm, 12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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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라지고 살아질 수 밖에 없는 삶, 그리고 그 모든 꿈틀거 림. 저는 지치는 현실에서 돌아와 매일 산책을 하며 자연 속에서 위안을 받곤 했습니다.
그리고 짧게 스치는 단상을. 그들의 언어를 썼습니다.


      네, 여전히 저는 지는 꽃잎을 쓸어 담아 문장을 만들 어 봅니다. 기껏해야, 무릎을 꿇고 앉아서 시들어가 는 그들의 언어를 염탐하는 일 외에는 할 수 있는 것 이 없는 사람입니다. _89p

      늘, 어떤 심란 속에서도 자연은 유일한 처방전과 같 았다. 지치는 날엔 사람이 아닌 이 불립문자의 풍경 속에서 더럽혀진 온몸을 닦았다. _96p

      <사라진다, 살아진다>
      잘 사라지는 중입니다. 어쩌면 사라지는대도 사라지 고 싶어서 살고 있는다 해도, 살고 싶어서 이렇게 짓 거리나 봅니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떠나지 말라 고 해도 떠나는 이 의지와 무관한 채 살아지는 숱한 계절들을 통과하며 잘 사라지는 일.
      그대와 나와 바람과 눈물과 꽃과 노래와 열병과 오한을 깍지 낀 채 마치 기도문을 외듯 이토록 간절히 속삭이며 잘 살아지는 일.
      네, 살고 싶지 않아도 살아지고 살고 싶은 날에도 살 고 있는, 이런 알 수 없는 생의 한가운데를 오래 서 성입니다. 단지 우리 잘 사라지기로 해요,
그리고 우리 잘 살아지기로 해요. _본문 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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