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봄 그리고 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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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드파크픽처북스
216*280mm, 80p
1月12日2017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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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무사히 다시 봄이 올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다시 봄 그리고 벤』>

      『다시 봄 그리고 벤』은 상처를 입은 꿀벌을 구하는 남자의 일상을 따라간다. 남자의 독백은 언뜻 보기에 꿀벌을 향한 듯해 보이지만 극이 진행되며 그 대상은 다른 곳에 있음이 드러난다. 서서히 조심스럽게 남자의 상처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이 작품은 그의 뒷모습을 멀찌감치 떨어져 바라볼 뿐이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그가 꾸는 악몽을 통해 짐작할 수 있지만, 소리 내어 말하지는 않는다.

      기저에 녹아있는 주인공의 보이지 않는 이야기는 쉬이 드러나지 않을 뿐 고요하게 그림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상처 입은 대상을 바라보는 작가의 시선은 조심스럽다. 자칫 상처 입은 대상에게 더 큰 상처를 줄까 조심스러워하는 할아버지의 모습처럼 작가들 역시 조심스럽게 거리를 두고 그의 모습을 지켜본다. 그 거리만큼 독자 역시 자신을 투영할 수 있는 시간을 갖게 된다.

      함께할 수 있는 그들의 시간은 유한하기에 일상의 매 순간이 감사하고 또 소중하다. 꽁꽁 얼어있는 마을의 풍경처럼 차갑게 얼어있던 남자의 일상에도 다시 봄이 찾아올 수 있기를.


      <수많은 메타포가 겹겹이 쌓여있는 그래픽 노블을 읽는 듯한 그림책>

      이 작품은 전통적인 그림책과는 전혀 다른 독특함을 내재하고 있다. 몇몇 장면은 흡사 영화를 보고 있는 듯한 착각마저 들게 한다. 『다시 봄 그리고 벤』의 그림 속, 조용히 자리한 서브 텍스트가 은은한 색감의 그림과 함께 어우러져 독자들에게 발견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작가들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숨겨진 이야기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힌트들을 엿볼 수 있다. (인스타그램 @larvmib |해시태그 #벤이스터에그)


      <이야기를 모두 끝내고 다시 읽기 시작할 때, 발견하지 못했던 이야기가 새롭게 시작된다.>

      『다시 봄 그리고 벤』의 그림과 그림 사이에 놓여있는 이야기들은 문장과 문장 사이에 자리한 행간을 읽는 것만큼이나 매력적인 일이다. 처음 마주했던 이야기가 두 번, 세 번 다시 읽었을 때, 전혀 다르게 다가온다고 해도 놀라운 일은 아니다. 읽는 이의 개인적인 경험들이 그림책의 이야기와 하나가 되었을 때, 숨어있던 이야기들이 잔잔하게 마음에 스며들어 또 다른 스펙트럼의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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