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겨진 편지는 고백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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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리타
홀로씨의테이블
112*175mm, 142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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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계속해서 편지를 쓰고 지웠습니다.
 당신의 부재는 너무나도 커서 잘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그것을 밤이라고 부를까. 허공이라고, 침묵이라고. 삶이라고, 그런 방식으로 밤을 새는 날도 잦았습니다. 이곳엔 
아무것도 쓰지 못한 채로 구겨진 편지가 많습니다. 사랑이 되지 못한 독백들이 남아 저를 돌봅니다. 그렇게 쌓여있는 하루가 차고 넘쳤습니다.

      당신은 어디에 있는지,
나는 어디에 놓여있어야 하는지,
사랑 없는 사랑은 어디서 살아야 하는지,
이 밤, 이 공허를, 이 침묵을
당신이라도 불러도 이상하지 않아,
당신은 어디에도 있고, 당신은 어디에도 없어서, 아무도 없고, 아무 소리도 없으나
나는 계속해서 듣고 있어서,
이것들을 어찌해야 할지.
이 앞에서 나는 어떤 마음이어야 할지,
당신을 더 이상 발성할 수 없는
이 마음만을, 진심으로 당신이라 불러야 하는지. _138p

      어쩌면 서로를 바라보는 그 거리만이 사랑일지도 모른다 생각했 습니다. 가장 가깝고도 닿을 수 없는 가장 먼 곳에서 우리는 , 오늘도 사랑이라는 불가능을 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_18p

      사랑을 제외하면 사랑이었고, 그것만이 사랑의 운명이었다. _23p

      결코 이루어질 수 없기에 아름다운 사랑에 대해서 만큼은, 이 삶을 바쳐 사랑해도 좋을 것이다. _39p

      모두는 알 수 없는 그리움을 가슴에 품고 전 생애를 열렬히 소모하며 살아가는지도 모른다.
_4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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